[한국 미신 시리즈] 20. 왜 이사할 때 쓰던 빗자루는 가져가지 않았을까?
왜 이사할 때 쓰던 빗자루는 가져가지 않았을까?
복을 쓸어버린다고 믿었던 이유
이사를 앞두고 짐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생활용품 중 하나가 빗자루입니다.
오래 사용한 빗자루를 버릴지, 새집으로 가져갈지 고민하게 되는데요.
그런데 예전에는 이사할 때 쓰던 빗자루를 새집으로 가져가는 것을 꺼렸다는 한국의 옛 생활 풍속에 이사와 관련된 여러 가지 금기가 있었습니다.
이유가 조금 의외입니다.
바로 “복까지 쓸어버릴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빗자루가 왜 복을 쓸어버린다고 했을까?
빗자루는 본래 먼지와 쓰레기를 쓸어내는 물건입니다.
오늘날에는 너무나 당연한 생활도구지만, 옛사람들은 물건의 쓰임새를 단순한 기능으로만 바라보지 않았습니다.
집 안의 먼지를 쓸어내는 빗자루가 집안에 깃든 복이나 좋은 기운까지 함께 쓸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이사를 할 때는 그동안 사용하던 빗자루를 그대로 들고 가는 일을 삼갔다고 합니다.
특히 이사는 단순히 집을 옮기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새로운 곳에서 다시 살림을 시작하고, 가족의 생활과 재산이 이어지는 중요한 일이었기 때문에 옛사람들은 이사하는 과정에서도 여러 가지 길흉을 신경 썼습니다.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의 「이사」 항목에도 이러한 이사 풍속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사할 때 빗자루를 가져가지 않았는데, 집안의 복을 쓸어낼 수 있다고 여겼기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새집으로 가져가지 않았던 것은 빗자루뿐이 아니었다
흥미로운 점은 빗자루만 특별히 꺼렸던 것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옛 이사 풍속에는 찬밥이나 식초병, 맷돌 등을 가져가지 않는다는 금기도 있었습니다.
찬밥은 가난을 떠올리게 한다고 생각했고,
식초병은 음식이 쉬는 것과 관련되어 집안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기는 것을 연상한다고 여겼습니다.
맷돌 역시 곡식을 부수는 물건이라는 이유로 가난이나 재산의 손실을 떠올리게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보면 옛사람들에게 이사는 단순히 짐을 옮기는 일이 아니라, 좋은 것은 새집으로 가져가고 나쁜 것은 따라오지 않게 하는 과정이었던 셈입니다.
그런데 빗자루를 정말 버렸을까?
여기서 재미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빗자루가 생활에 꼭 필요한 물건인데, 이사한다고 매번 버릴 수는 없었겠지요.
그래서 전해지는 풍속에는 이사한 뒤 밤중에 빗자루를 몰래 들여놓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낮에는 복을 쓸어낼까 염려해 조심하고, 결국 필요한 생활도구이니 나중에 다시 들여놓았던 것입니다.
이 모습에서 옛사람들의 생각을 조금 엿볼 수 있습니다.
미신을 무조건 믿었다기보다는, 생활에 필요한 물건과 복을 지키고 싶은 마음 사이에서 나름의 방법을 찾았던 것인지도 모릅니다.
지금도 빗자루를 조심해야 할까?
물론 빗자루가 실제로 복을 쓸어낸다는 과학적인 근거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풍습을 들여다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발견하게 됩니다.
오늘날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평범한 생활용품 하나에도 옛사람들의 재산을 지키고 가족이 잘살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는 것입니다.
이사할 때 새집에 무엇을 들여놓을지 고민하는 마음은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예전에는 그 마음을 빗자루 하나에도 담아냈던 것이지요.
그래서 다음에 이사를 하면서 오래된 빗자루를 정리하게 된다면, 문득 이런 옛말을 떠올려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혹시 이 빗자루가 먼지만 쓸어낸 것이 아니라, 집안의 복까지 쓸어내지는 않았을까?”
믿거나 말거나, 평범한 빗자루에 이런 이야기가 숨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꽤 흥미로운 우리 생활속설이 아닐까요?
여러분은 이사할 때 쓰던 빗자루를 그대로 가져가시나요, 아니면 새것으로 바꾸시나요?
함께 보면 좋은 [한국 미신 시리즈]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이사」
본문은 해당 자료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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